맙소사의 피드백 이후 대 토론회
맙소사는 세 팀을 흔들어 놓고.. 하자로 공간에 세 팀이 자연스럽게 조화될 수 있을 방안을 제시했다. 어렴풋한 이미지와 맙소사의 직관력으로, 체리 팀의 음악감상소는 도입부에서 방문객들을 압도할 ‘컨셉’이, 젱가 팀의 사진관은 공간의 ‘룩look’이, 그리고 가마 할아버지 팀의 아카이브는 공간의 ‘운영 방식’이 되면 좋겠다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맙소사의 이야기를 듣는 문공기 팀의 얼굴엔 먹구름이 끼어 있었는데.... 사실 그들이 생각하는 그림과는 영 다른 그림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참다 못한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저는 저희 팀의 구상이 단지 한 ‘부분’으로서 빠지고 싶진 않아요.”
사실 모두가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치열하게 머리 맞대어 만든 기획이 단순히 공간의 일부로서 모두 섞여버리게 되니 김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포스트잇으로 각자의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수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판은 커졌다. 팀을 떠나 다시 모두가 함께 이야기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엉킨의 주도 아래 대토론회가 열렸다.
‘우리가 결국 원하는 공간은 무엇인가?’, ‘끝까지 남겨야 할 가치,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의 가장 핵심은 무엇이 되었으면 하는가?’
오랜만에 다시 함께 모인 자리인 만큼 토론의 열기는 뜨거웠다. 우리가 상상하던 공간의 모습은 무엇이었는지, 결국 각 팀의 기획안을 떠나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공간은 무엇인지, 발표 과정 중에 미처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대화는 해가 지도록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깔끔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남기게 된 키워드는 재미, 그리고 사랑방이었다. 우리는 빈 방이‘재미있는 공간’이길 바랐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만남이 태어나는 일종의 ‘사랑방’을 꾸려보자는 결론을내린것이다.
무에서 모두의 이미지를 재조정하다
모두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상황, 지난 주 혜진과 선미, 맙소사, 지니 내부에서도 비상회의가 열렸다. 맙소사와 함께 정돈된 공간 기획안이 나올 줄 알았건만, 예상과 다른 길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결국 그 다음 시간에는 다같이 공유하는 가치를 맞춰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단 맥락 하에, 지난 대토론회에서 남은 키워드와 함께 각자 생각한 이미지 레퍼런스를 모았다. ‘사랑방’과 ‘재미’라는 공통 이미지에 희미한 무드-우드톤의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추가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또렷하게 합의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3회차를 함께한 맙소사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끝났고, 모두가 갈피를 못 잡던 와중, 중대 소식이 떨어진다.
바로, “쇼하자”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소식.
이때부터 문공기의 일은 두 갈래로 나뉜다. ‘최종 기획안’을 만드는 것과, 결과 발표회인 ‘쇼하자’를 꾸리는 것. 당장 내놓을 결과물도 나오지 않았는데, 발표회는 당장 한 달도 남지 않아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그렇지만 일단 우리가 세 달 동안 무엇을 해왔는지는 발표해야 하는 터. 혜진의 진두지휘에 따라 우리의 활동을 1. 글과 말로 정리하는 팀(이하 글팀), 2. 비주얼로 정리하는 팀(이하 디자인팀), 3. 우리가 상상한 공간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팀(이하 전문가팀)으로 나누었고, 당일의 활동을 기획할 팀으로 강연팀, 굿즈팀, 이벤트팀, 그리고 이 모두를 이끌어 갈 총괄팀이 새롭게 꾸려졌다.
째깍째깍 타임 어택을 맞은 문공기. 이때부터 실질적인 업무량이 급증한다.. 총괄팀은 늦은 밤 회의를 하며 전반적인 이벤트와 무드보드를 만들고, 디자인 팀은 뚝딱뚝딱 굿즈를 만들었다. 이벤트 팀은 무려 밤 9시까지 회의를 거쳐 <빈 방 있습니다>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행사들을 꾸려냈다.